리모델링의 퇴조와 재건축의 부상
최근 서울 강남구, 용산구, 성동구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기존 리모델링 사업을 접고 재건축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한때 재건축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리모델링이 공사비 급등과 규제 완화라는 환경 변화 속에서 그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매몰 비용'을 둘러싼 갈등의 서막
문제는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이미 지출된 조합 운영비, 설계비, 법률 자문비 등 이른바 ‘매몰 비용’에 대한 정산 문제입니다. 사업이 정체된 기간이 길수록 그 규모는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기도 합니다.
법적 근거의 부재와 책임 소재
가장 큰 법적 쟁점은 리모델링(주택법)과 재건축(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적용받는 법 체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리모델링 조합 해산 시 기존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족하여 조합원 간의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집니다.
- 반대 조합원: "애초에 사업에 동의하지 않았으니 비용 분담 의무가 없다"
- 찬성 조합원: "당시 사업을 주도했던 집행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 조합 집행부: "조합 규약과 절차에 따른 정당한 지출이었다"
법원의 엄격한 잣대와 형사 리스크
법원은 시공사나 협력업체로부터 대여받은 자금이 제대로 정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성급한 조합 해산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가처분 사건 인용 사례에서 보듯, 비용 정산 없는 무분별한 사업 전환은 법적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정산 과정에서 불투명한 자금 집행이 드러날 경우 단순 민사 분쟁을 넘어 사기, 횡령, 배임 등 재산범죄로 확대될 수 있으며, 이는 주택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론: 정교한 법률적 해법의 필요성
사업 방식을 바꾸는 것은 단순히 '더 좋은 집'을 짓기 위한 선택을 넘어, 과거의 권리관계를 정교하게 매듭짓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이해관계자 간의 충돌을 최소화하고 법적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사업 전환 초기부터 전문적인 법률 조력이 필수적입니다.
앞으로 서울 주요 정비사업 시장에서 리모델링 조합 해산과 비용 정산 문제는 지속적인 뜨거운 감자가 될 것입니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사업 전환을 위한 법적·제도적 해법 찾기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법률칼럼]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남겨진 비용과 책임의 문제 (수정됨)](/_next/image?url=https%3A%2F%2Fagqdgbuateknhwpocrgu.supabase.co%2Fstorage%2Fv1%2Fobject%2Fpublic%2Fasset-generation%2Fd5640e14-e5b7-41b3-800e-609cb8329013%2Fagent-generated%2F1778570143127_0.jpg&w=3840&q=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