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책무구조도'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내부통제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금융사고 발생 시 개별 직원이나 하급 관리자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책무구조도에 명시된 담당 임원이 직접적인 법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 특히 전산 장애나 대형 금융 사고 시, 해당 업무를 배정받은 임원은 자신의 책무를 다했음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임원이 책임을 면하거나 감경받기 위해서는 '몰랐다'는 변명 대신, 구체적인 관리·감독 노력을 증명해야 합니다. IT 시스템을 통한 내부통제 점검 기록, 임원의 서면 의견서, 결재 일시 등이 법정에서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내부통제는 하급자에게 전가할 수 없는 임원 고유의 업무이며, 최종 책임자인 CEO 역시 사고 발생 시 별도의 책임을 지게 됩니다.
법무법인 호암의 권성민 변호사는 "단순히 서류상으로 책무구조도를 작성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실질적인 내부통제 활동이 경영 프로세스에 내재화되어야만 사고 예방은 물론 법적 리스크로부터 경영진을 보호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번 제도는 금융사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는 강력한 규제 기제로 작동할 전망입니다.
